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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2007년 10월 가나 이명석 최미애 선교사 선교편지

이명석 2007-10-29 (월) 11:57 17년전 3471  

가나 선교지에서 온 소식

아프리카에 와서 한 달 이상 살아 본 사람이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달라진 속․도․감입니다. 
시속 120킬로로 쌩쌩 달리던 차가 갑자기 시속 12킬로로 주행하면 마치 차가 가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처럼 말이죠. 
특히나 일 년의 계절 변화가 거의 없어 보이는 이곳에서는 시간의 전진은 속도감보다는 정체감이 우세합니다.
이런 정체감 때문에 늘 답답하고 뒤쳐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멈춰버린 듯한 이곳의 정적감속에서 그동안 동영상속에서는 읽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생명현상이 스틸사진처럼 자세히 보여 지는 것은 또 다른 경이입니다. 
일초에도 몇 컷씩 바삐 돌아가는 미디어광고에 적응했던 우리의 눈이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하나님의 역동적인 사역을 보고 있다면 너무 과한 역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선교지는 하나님의 사역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는 은혜의 장소가 됩니다. 

이제 이곳 가나에서의 첫 번째 5년의 사역을 두 달 여 앞둔 지금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그때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미련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들, 
지금도 얼굴을 가리고 싶은 창피했던 순간들, 
기가 막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던 어이없던 일들, 
자신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던 사건들, 
미안한 일들, 
자랑스런 장면들, 
감격했던 모습들, 
너무 기분이 좋아 어디다 담아둬야 할 지 몰랐던 순간들....

이제 모두 지나간 가족 앨범 속의 인물들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느낌들 속에서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선교사는 하나님과 소통하는 기도 없이는 어느 한 순간도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 존재라는 고백입니다. 
선교사인 저희가 기도할 수도 없는 그런 무너짐과 절박한 순간에도 저희를 대신하여 하나님과 소통하도록 기도의 줄을 붙들어 주신 분들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이 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 생각을 해봅니다. 주께서 이들에게 합당한 복을 주실 줄을 믿습니다. 
주안에서 믿기는 저희가 이름도 모르는 많은 분들이 오직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부르심 때문에 매일 기도 중에 저희와 이곳 가나사람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마치 새벽녘에 얼음같이 잠을 깨우는 계시처럼 저희에게 감사와 찬양이 됩니다. 이들에게 주의 선한 갚으심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깊은 고동처럼 마음 속 저 및 아래에서부터 울려오는 이런 벅찬 경이로움과 맑은 하늘을 우러를 때마다 떠오르는 우리의 주인 되신 분께 대한 경외감이 필설의 한계를 넘어서 또한 경계와 시간의 지경을 넘어서 나누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또한 간절히 주께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의 운행하심에는 한 번의 후회도 없으시다는 평범하고도 단순한 진리 앞에서 같이 머리를 숙이며 모든 범사가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그 분의 임재를 이곳에서 목격하듯이 그곳에서도 함께 느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가나 선교지에서 하나님께서 주안에서 형제 자매된 이들과 저희 선교사들을 통하여 사역하신 소식을 겸허히 전합니다. 
가나장로교단과 선교협정체결
지난 8월 18일 가나장로교단총회에 참석차 우리 교단 이광선 총회장, 영등포노회 한독가 위원들, 수원성교회 안광수 목사, 주가나대사 비서 신일교회 구안나집사. 기독공보 김보현 국장께서 오셨습니다. 
가나장로교단으로서는 가나독립 50주년 해에 아시아국가의 교회와는 첫 번째 선교협약이므로 더욱 의미가 컸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 교단 총회장과 가나대통령과의 공식면담은 공식 언론매체를 통해서 가나전국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컴퓨터훈련학교의 위상을 한껏 올려놓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선교사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교회 안에서 뿐 아니라 정치와 외교적인 면에서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게 되었으며 타 선교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선교협정 체결의 의의
이번 교단간 선교협정으로 독일 EMS를 경유해서 선교교류를 했던 우리 교단이 가나장로교단과 직접적인 선교협력 파트너관계를 맺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명석․최미애 선교사의 선교영역도 전국 14개 노회 중 하나였던 볼타노회 뿐 아니라 전 노회로 선교영역이 확대되는 공식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컴퓨터훈련학교이사회 
한독가위원들과 독일측, 가나측이 함께 모인 이번 학교 이사회는 독일측이 제공하기로 한 ‘기숙사 건축건’을 재차 확인하였고 독일측은 공사착수금으로 21,000유로를 가나장로교단으로 입금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명석․최미애 선교사의 안식년(2008년) 1년 기간 동안 단기견습선교사로 가나에서 사역했던 윤창수전도사가 가족과 함께 와서 대신 사역하는 것을 허락하였고 안식년동안 수원성교회가 이선교사가정에 대한 체류 책임을 지기로 한데 모두 박수로 감사의 표시를 하였습니다. 
다음 이사회는 2008년에 한국에서 열기로 결의 했습니다. 

가나한인교회 담임목사 고경철․(한순희) 목사가정 단기선교사 임명장 수여
이번 7월에 한국에 와서 선교사 훈련에 임했던 가나한인교회 고경철․한순희 목사 가정은 이번 가나에 오신 이광선 총회장께서 직접 단기선교사 임명장을 수여하여 그 의의를 더하였습니다. 또한 동 교회 제직들은 교회를 우리 교단에 등록하고자 동의하였습니다. 이 일에 성사되도록 한독가위원인 홍은섭장로께서 큰 수고를 하셨습니다.  
 
선교차량 사고 
기도를 해야만 중간에 서는 일없이 움직이던 선교차량이 방문일행을 수행하던 중 엔진교체로 인해 용접으로 붙였던 앞 차축이 부러지더니 마지막 날엔 공항근처에서 후진하던 차량에 의해 측면 추돌사고를 당해서 교통사고 처리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가나의 속도로 인해 지금도 수리와 처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보다 더 늦은 속도에 적응해야 할 일이 있는 가 봅니다.

古 아보아지 목사 유가족 후원금 전달
이번에도 아보아지 목사 가정의 유가족을 위해 후원금을 보내주신 구로제일교회 목사님(100불), 조경완 장로님(300불)께 하나님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고 아보아지 목사의 레베카 사모가 총회장소에까지 직접 와서 한국 분들에게 감사를 표했으며 이번에 보내주신 금액은 간호학교에 재학 중인 딸 아도비아에게 전액 학비로 전달이 되었습니다. 

이동컴퓨터학교(Computer School On The Move) 순항 중
이번에 한국에서 오실 때 가져오신 노트북 컴퓨터 7대와 프로젝터 1대, 컬러프린터 1대를 포함하여 기자재는 모두 학교의 자산으로 등록을 했으며 지금 현재 두 곳의 교회에서 지속적인 사역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 교회와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서 앞으로도 더욱 확대할 방침입니다. 다만 와달라는 곳은 많은데 컴퓨터가 부족해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동희망학교(Hope On The Move)사역
이동컴퓨터학교의 호응을 바탕으로 새로이 기도로 준비 중인 사역이 있습니다. 
아코좀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아쿠시 교도소 수감자들과 교도관들을 위한 컴퓨터 교육입니다. 
현재 이 교도소에는 장․단기수들이 382명 수감되어 있으며 그중 13명이 여자들입니다. 이곳은 가나 전국의 47개 교도소 중에 하나입니다. 
가나의 교도소에 수용되는 많은 수감자들이 형을 마치고 사회에 나와도 마땅한 직업이 없어서 다시 범죄의 유혹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들에게 직업을 갖게 해주는 컴퓨터훈련 교육은 큰 희망이 되어 줄 줄로 믿습니다. 정식으로 정부의 허가를 얻어서 하려고 공문을 보냈으며 결과를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나장로교단에서도 대단히 좋은 사역이라며 원래 있는 교도소 사역팀(Prison Ministry Team)과 연계해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바라기는 이 사역이 추후에 한국의 교도소사역기관과도 연결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컴퓨터훈련학교 사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일에 Hope On The Move 사역이 크게 쓰일 것으로 믿습니다. 

지역교회 선교소식
이명석․최미애 선교사가 맡고 있는 4개의 교회(토티부, 오도콤, 오시벵, 오포코아시)에서는 매주 돌아가며 설교와 성찬, 의료사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토요일에 각 교회지역을 순회하며 전도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한 손길이 계속 해서 열리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단기자원선교사들
이동컴퓨터학교의 진행책임을 맡고 있는 송수길형제는 지금까지 두 곳의 지역교회와 이동컴퓨터학교 연계사역을 하면서 두드러진 현지 적응력과 바람직한 선교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좋은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송수길형제는 오는 12월 2일에 한국으로 귀국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또 좋은 단기선교사를 보내주실 줄 믿습니다.

이번 8월에 한국 분들과 같이 가나에 온 오선영자매는 거듭되는 말라리아로 인해 현지적응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사역에 들어 갈 것으로 믿습니다. 

이에녹 한동국제학교 진학
이명석․최미애 선교사의 아들 이에녹 군은 지난 8월부터 포항에 있는 선교사자녀학교인 한동국제학교 1학년에 편입하여 학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직 기숙사에 여유가 없어서 학교 밖에서 방을 얻어 통학을 하고 있지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맺는 말
가나의 사역을 위해서 그리고 저희 가족과 단기 선교사들을 위해서 쉼 없이 기도해 주시고 마음을 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선한 갚으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곳을 떠나는 순간까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저희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그런 선교사가 되도록 계속 해서 기도 바랍니다.  


제 109회기 총회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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