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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네팔] 번더

최희철, 김은영 2011-05-19 (목) 13:35 12년전 2548  

네팔에서 함께하시는 하나님 5(2011. 5. 14)
최희철, 김은영 선교사
번 더
어제, 집에서 하는 네팔어 수업이 취소되었다. 27세 남성(네와르족 : 네팔의 2번째 큰 종족, 약 200만명, 카트만두와 인근에 거주) 대졸학력에 학원 네팔어 강사로 있는 ‘로빈드라’에게서 “오늘 번더가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다, 오늘 수업은 없다”는 전화가 왔다. 네팔에 온지 50일(아니 벌써?)이 되었는데 그동안 번더가 카트만두에서만 3번이 있었다. 모든 차량과 오토바이의 통행을 차단한다. 따라서 모든 학교, 모든 관공서, 모든 직장이 쉬는 날이다. 학교는 1년간의 번더를 예상하여 규정 수업일수보다 10여일 이상을 예비일로 잡아두었다가 그 해에 번더가 적게 되면 방학으로 돌리고, 번더가 더 많은 해에는 방학을 줄여서 수업을 하는 식이다. 어제 한 선교사님께서 공항으로 손님을 마중 나가야 했는데 번더에 걸려 매우 난감해 하는 모습을 보았다. 
번더는 일종의 데모와 연결된 네팔만의 문화(인도에도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이다. 버스연맹, 사립학교 연맹, 소수 민족 동맹 등 각종 단체들이 번더를 선포하고 시민들의 동조를 구할 때, 자기들의 의사에 동조하면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운행을 자제하는 것으로 참여해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번더가 예고된 날 움직이는 오토바이 이상의 차량은 자기들의 뜻에 동조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 해를 가하는 것이다. 돌을 던지고 세워서 테러를 가하기도 한단다. 물론 중심도로의 경우를 말한다. 심지어는 일하기 싫고 쉬고 싶을 때에는 ‘번더 안 하나?’라는 농담들도 한다. 
ㅎㅎ대부분의 번더는 아침 6시부터 저녁 5시까지 시행된다. 차량이동도 저녁 5시 이후에는 자유롭다. 그러나 이미 다들 집에 있는 시간들이어서 거리에 차량들은 많지 않다. 번더로 인한 좋지 않은 소문은 없다. 그냥 조용히 지나간다는 것이다. 평온한 휴일인 셈이다. 번더의 주체가 있고 그들의 주장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그저 하루 쉬는 날처럼 보인다. 
1990년 6월 부패한 왕권을 향한 민중의 항거가 있었다. 이후 왕권은 극히 약화되고 정권을 잡은 신참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의 부패가 급속히 심해지는 사이 마오이스트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얻게 되면서 자주 번더가 있었다. 2006년 봄, 마오이스트들이 다수당이 되면서 왕권이 완전히 끝나고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2-3년 동안도 네팔은 극도로 혼란한 시기를 보냈었다. 물론 선교사님들의 고충과 위협도 매우 심각하였다. 2006년 이전에는 마오이스트들로부터 금품의 요구를 협박과 함께 받았으며 불응할 경우 테러도 당하였었는데, 최근 2년 전까지만 해도 정권을 잡은 마오이스트들의 미진한 태도에 불만을 품고 급진적인 개혁을 원하는 새로운 단체가 자기들의 공작활동비를 요구하며 또 다시 선교사들을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실제로 한 신부가 미사 집례 중 폭탄테러에 의하여 사망하게 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와 같이 급변하며 심히 불안했던 네팔 정국이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평온하다. 그 어느 곳에서도 위협과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고난의 시기에 네팔 교회는 초대교회와 같은 속도로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1990년부터 1993년까지 네팔 교회의 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되었으며(매년 교회 수 21%의 증가),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네팔 교회 수 : 1960년(9개), 1970년(26개), 1980년(89개), 1990년(350개), 1993년(614개), 2000년(1,523개), 2006년(2,799개) : 이 통계만을 위해 전념하는 미국의 선교사가 2007년 발간한 책, DAWN NEPAL 참조) 2006년에는 종교의 자유도 선포되었고 바로 지금 5월 국회에서는 그 내용이 헌법에 명시되기를 네팔 전 교회가 기다리고 있다. 
기도제목 : 1. 현재 네팔의 정국 안정이 지속되어 선교의 열매들이 더욱 확장되도록.
               2. 네팔 헌법에 5월 국회에서 ‘종교의 자유’ 내용이 꼭 명시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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