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료] 2010년 인권주일 담화문

사회봉사부 2010-11-30 (화) 11:34 13년전 3202  

2010년 인권주일 담화문 

우리 총회는 제74회 총회 결의에 의해, 매년 ‘세계인권선언일(12월 10일)’ 직전 주일을 총회 인권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총회 인권주일이 결의된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총회는 많은 인권현안에 대해 성서적인 시각에서 교회의 입장을 발표해왔으며,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인권사각지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과 더불어 연대와 협력을 계속해왔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95회 총회 주제인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신6:4~9, 마28:18~20, 행2:17)’의 모습을 회복하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의식을 증진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우리 사회의 인권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교육과 사회 전반에서 교사와 학생의 인권이 함께 존중되어야 합니다.
다음 세대인 학생들은 더 이상 주입식 교육과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양육될 수 없으며, 스스로 인격적 주체로서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또한 학생은 인격체로서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가지고, 차별받지 않으며, 신체적 정신적 폭력 및 체벌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다음 세대인 학생과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의 좋은 모범을 보고 배우며 잘못된 관행에 대한 어린 세대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함으로써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치고 배우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작금에 교사들의 권리가 상당 부분 침해되고 존중되지 못하는 현상들이 생겨나서 우려 되고 있습니다. 차제에 무기력해진 교권도 학생의 인권에 상응하여 인정되고 보호되도록 정부와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힘써야 할 것입니다.

2.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인권증진에 힘써야 합니다. 
최근에 비정규직 파견근로 문제로 6년간 끌어오던 기륭전자 사태가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이 합의되면서 극적으로 타결되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명목으로 노동시장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화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저임금, 임금격차, 불안정고용으로 내몰고 있는 현상은 결국 사회적 양극화를 가속화시켜 한국 사회를 더 불안하게 할 뿐입니다. 지금도 천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정규직에 비해 차별받는 노동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제 정부와 우리 사회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인권상황을 주시하면서 인권보호에 앞장서야 하며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체는 경영의 효율화 측면에서 이익의 최대화만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지 말고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공생공존의 정신으로 비인간화의 현상과 문제를 극복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3.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미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보고서와 권고안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중대한 반인권적 여성폭력 범죄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범죄사실에 대한 인정도 하지 않고 있으며, 강제징용에 대한 사실을 자발적인 노동참여로 위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유족들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1인당 99엔(1300원)을 지급한다는 치욕적이며 참으로 부끄러운 조치를 함으로써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정신대) 할머니들뿐 아니라 세상을 떠난 분들 그리고 모든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까지 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분의 피해자라도 더 살아있을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법해결을 이루어내고 다음 세대가 다시금 같은 아픔을 만들어내지도 당하지도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이하는 이 해를 기점으로 더욱 책임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통하여 적절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고 그들의 인권과 명예가 회복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4. 경제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인권이 보호되어야 합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경제적 약자이며 사회적 소외자인 빈민들과 실업자, 노숙인, 다문화가정(이주노동자, 결혼 이주민 여성, 자녀), 탈북동포, 장애인 등의 상황은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가난으로 절망과 좌절에 빠지고, 가정이 해체되는 불행한 일들이 많아지면서, 자살자가 하루에 평균 42명꼴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이씨디(OECD) 국가 중 1위이며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은 다음 세대에 대한 비전을 품는 우리에게는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적 이윤보다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인권의 소중함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취약계층을 위한 최저생계비 상향 조정 등 전향적인 정책들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무관심과 소외로 생명이 사라지는 아픈 현실에 대항하여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을 살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끝으로 작금의 천안함 사건과 북한군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고귀한 생명을 잃고 재산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상황에 처하여, 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방을 튼튼히 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생존권 보장을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위도 국민적 신뢰를 받도록 새롭게 회복되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입니다. 북한 동포의 인권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는 총회 인권주일을 맞이하여 모든 사람들이 정당한 권리를 누리게 될 때까지 총회 산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인권문제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갖고 동참해 줄 것과 인권의 침해를 받은 이들, 비인간적인 상황 속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돕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2010년 12월 5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김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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