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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멤버 케어-방황하는 MK들

세계선교부 2013-02-06 (수) 14:09 11년전 1980  

선교사 멤버 케어-방황하는 MK들  
 
 [2857호] 2012년 07월 06일 (금) 17:34:51 [조회수 : 473]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아버지 나는 헌신하지 않았어요
낯선 땅에서 방황하는 선교사 자녀들

"현지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하는 어려움들,문화 충격,그리고 인종 차별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MK(선교사 자녀)들 뿐 아니라 선교사님들께서 남몰래 흘리신 눈물과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는 MK들이 영적으로 메마른 모습도 보게 됩니다. 주로 MK들이 국제학교를 통해 영어를 배우는 것을 부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보여지는 현재의 모습 뒤에는 수 많은 상처를 혼자서 견뎌내고 외롭게 적응해야 했던 MK들이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대학공부나 안식년 때문에 한국에 돌아오는 MK들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모국에서 또 다른 문화충격을 경험합니다. 사람들의 무관심, 혹은 지나친 선입견 때문에 힘들어 하는 MK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자신이 MK라는 것을 숨기고 살거나 자기방어로 속마음을 감추고 겉으로는 괜찮은 척 생활하기도 합니다." 이 글은 지난 5월 중순,총회 세계선교부 주최로 열린 '선교사 자녀 국내 비전세미나' 기간 중 발표됐던 한 선교사 자녀의 수필이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선교지로 떠나면서 영문도 모른채 따라나선 선교사 자녀들의 고충이 어디 이뿐일까.

지난 2010년 '한국 MK사역 4반 세기의 회고와 미래 전망'을 주제로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7회 방콕포럼에서 소개된 사연들은 선교사 자녀들의 삶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닫게 해 준다. "너무 착했던 아들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죠. 하지만 사역지에 일거리가 쌓여 있다는 핑계로 고작 몇일을 함께 지낸뒤 급히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들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그로인해 전 평생 무거운 짐을 지고 살고 있습니다. '내가 아들에게는 유일한 소방수였는데..',결국 전 선교사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엄마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중앙기독초등학교 사라 마 영어교과과정 조정관)

"케냐 키자베에 1906년 아프리카 오지선교회(Africa Inland Mission)가 세운 선교사 자녀 학교인 RVA(Rift Valley Academy)에 한때 유명했던 한국인 여학생이 있었죠. 날이면 날마다 창밖을 보며 엄마의 손길을,아빠의 품을 그리며 울부짖던 아이였습니다. 지금은 잘 자랐지만 부모의 사랑만 받고 살아도 모자랄 어린 아이들이 겪어내야 하는 분리장애의 정도는 상상이상입니다. 선교지에는 늘 부모와 생이별해야 하는 자녀들의 아픔이 산재해 있습니다." (RVA 박재덕선교사)

전쟁이 난 것도 아니지만 선교사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이별의 아픔을 온 몸으로 경험하고 살아간다. 앞서 언급한 아프리카 케냐의 RVA에는 80여 명의 한국인 MK들이 재학 중이다. 이곳의 MK들이 전 세계에서 온 4백여 명의 MK들과 함께 공부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쌓고,기본적으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만 보고 부러워 할수도 있겠지만 실제 사정은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다. 이곳을 방문했던 오대식목사(높은뜻정의교회)의 말이다. "케냐의 산속에 위치한 이 학교에 부모들이 방문할 수 있는 건 보통 6개월 마다 한번씩,그것도 고작 몇 일 방문하는 것이 전부더군요. 만나면 너무 반갑겠지만 다시 이별해야 하는 아픔이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아이들도 울고 부모도 울고... RVA에 들어오는 한계령 비슷한 산길이 있는데, 이 길의 별칭이 '눈물고개'입니다. 자녀들을 아프리카 산속에 두고 떠나는 선교사들이 뿌린 눈물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자녀들의 외로움은 이루 말할수 없겠죠."

선교사 자녀들은 선교지에서는 '외국인'으로,모국에 와서도 '이방인'으로 여겨지는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게 일반적이다. 부모님의 헌신으로 어느 날 갑자기 타지로 떠나는 선교사 자녀들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멤버 케어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선교사 파송 세계 2위라는 경이로운 기록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가진 MK 양육 인프라는 전무한 형편이다. 현재 명성교회가 운영하는 필리핀 마닐라한국아카데미가 선교지에 있는 MK 교육시설로는 유일하다. 이외에는 몇몇 국가에서 교단 선교부나 선교단체가 자체적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기숙사가 뒤를 잇고 있는 수준이지만 전체 파송규모와 비교해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전문단체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 MK 사역 전문기관으로는 1997년 설립된 MK 네스트(NEST)와 2002년 설립된 콤케드(KOMKED) 정도이며,MK를 위한 전담 사역자를 두고 있는 단체나 선교부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본교단 총회 세계선교부의 경우 최근 선교부 산하에 선교사자녀사역위원회(위원장:안광수)를 조직하고,본부에도 실무자를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MK 사역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한국 선교계가 대륙별 거점 도시에 MK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필요하지만 이보다 시급한 것은 MK들을 위한 교사 선교사들을 파송하는 일이다. 앞서 언급했던 RVA는 물론이고 태국 치앙마이의 그레이스국제학교 등 서구 선교사들이 오래 전 설립한 유수한 선교사 자녀학교들에는 사실 한국인 교사가 없거나 있어도 소수다. 결국 제대로된 인성교육을 시킬만한 교사들이 없는 상황에서 MK들에게 선교사의 자녀로서,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닐라 한국아카데미 홍세기교장은 '기독교 교육과 바람직한 MK 교육관' 제하의 발제에서 "지난 4반세기 동안 한국의 MK들은 외국 선교부가 세운 국제학교에서 양육됐다"면서,"지금까지 MK들이 '남의 둥지에서 자란 뻐꾸기'였다면,이제는 한국인으로서 기독교인으로서,국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춘 인재로 한국교회가 길러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홍 교장은 "MK들을 위한 학교교육은 의식있는 교사가 없다면 불가능한 만큼 훈련받은 한국인 교사는 필수 불가결의 요소"라고 못박았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 안에 선교사 자녀들이 '알아서 잘 자라는 존재들'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일도 중요하다. 선교사들에 따라서는 사역지 인근에 현지인 학교도 없어 홈스쿨링을 통해 자녀들을 길러내는 사례도 있긴 하지만 이를 1만5천여명이 넘는 모든 선교사 자녀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선교사 자녀들도 선교사와 마찬가지로 파송과 선교지에서의 교육 및 훈련,귀국 등 전반에 걸친 케어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들어 유년시절부터 선교지를 경험하고 최소 2개국어 이상의 언어 구사능력이 있는 MK들이 2세대 선교사로 헌신할 수 있다는 정서가 선교계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많은 수의 선교사들이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선교사 자녀들의 재파송이 선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멤버 케어를 체계적으로 준비되어야 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과 투자,공감대 형성 등이 종합적이 필요한 때다.   


제 109회기 총회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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