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인권위원회
성 명 서
-여중생 사망사건 미군 무죄 평결에 대한 입장 발표-
우리는 이번 미군의 동두천 여중생 압사 사건의 재판과정을 지켜보며 심한 우려와 함께 민족적인 굴욕감이 치미는 것을 금할 수 없다. 두 여중생이 미군의 궤도차량에 깔려 숨진 명백한 범죄 행위에 대해 주한미군 군사법원이 관제병과 운전병에게 무죄를 평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평결이며 주권국가로서의 대한민국 국민을 업수이 여기는 오판이다.
세계 어느 문명국가도 사람의 생명에 대해서는 법으로 규정하여 보호하게 되어 있으며 사람의 생명이 무고하게 잃었을 때는 반드시 그 책임을 규명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재판의 평결에 따르면 두 명의 꽃다운 여중생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그 어느 누구도 지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이번 재판이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시며 약하고 힘없는 이들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재판임을 고백하며, 이 사건의 해결과정이 정의롭고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다음의 사항을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주한 미군 당국은 사망한 여중생의 유족에게 깊이 사죄하고 재판권을 한국정부로 즉각 이양하여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번 사건은 전시도 아닌 평상시에 일어난 사건이며 자신의 앞 동네를 걸어가던 무방비 상태의 여중생이 미군의 궤도전차에 깔려 숨진 사건으로 정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번 평결의 요지이다. 당시 사건 당사자인 중대장도 관제병과 운전병도 책임이 없다면 우리는 책임을 궤도전차에 물어야 하는 것인가!
미국 행정부와 미군 당국은 즉각적으로 재판권을 한국정부에 이양하여 공정한 재판을 통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힐 수 있도록 하라.
둘째,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한 독소조항들 때문임을 직시하고 한, 미 행정 당국은 SOFA협정의 개정을 위한 즉각적인 재협상을 시작하라!
미군이 한국 땅에서 한국인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재판을 미군이 관할하는 상황은 SOFA규정에 의한 것이다. 미국이 자신들이 우방국이라 주장하는 세계 여러 나라와 맺은 협정과 비교하더라도 우리와 맺은 협정은 유독 많은 불평등 조항을 담고 있다. 미국 당국 뿐 아니라 우리 정부도 즉각적으로 SOFA재협상에 들어가 상호 평등한 협정이 될 수 있도록 전면 개정하도록 하라.
셋째, 우리나라 행정당국은 지금까지의 미온적 대처를 깊이 반성하고 미국 행정부 및 주한 미군 당국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재판권 이양 및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하라!
한 나라의 정부는 그 나라의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평결을 “재판을 투명하게 진행하려는 미군 당국의 노력을 평가하며, 이와 같은 결과를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논평한 정부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를 강력하게 항의하는 바이다. 또 미군 범죄를 놓고 한국의 경찰과 국민이 충돌하여 부상까지 당하는 상황을 개탄하며 정부로서 책임있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
위와 같이 우리는 요구하는 바, 이번 사건의 재판권이 한국정부로 이양되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여 책임자를 처벌할 때까지 진행상황을 지켜볼 것이며, SOFA의 전면적인 개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다.
2002.11.26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인권위원회
위원장 문장식 목사
서 기 이점용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