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연구 경위
서울북노회장 최관형 장로가 제출한(서북노 제62-20호) “카톨릭교회의 이단성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이단적 행위에 대한 연구조사의 건”, 전주노회장 전중식 목사가 제출한(전주노회 제34-9호) “우리교단과 카톨릭과의 관계에 대한 질의의 건”, 포항노회장 신성환 목사가 제출한(포노 제88-49호) “질의서”의 건이 본 위원회에 이첩되어 연구하게 되었다.
Ⅱ. 연구 보고
작년 부산에서 개최되었던 제 10차 세계교회협의회의 개최와 금년 프란시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인해 로마(천주)교회(이하 로마교회)에 대해 의구심이 급격하게 고조되고 있다. 로마교회는 예수님의 승천 후 지중해 연안 여러 지역에 자생적으로 교회가 생겨난 로마제국 당시 로마의 대주교를 교황으로 대대로 받들어 온 교회이다. 그들은 이 로마의 대주교를 교황으로 부르며, 다른 네 지역(콘스탄티노플, 안디옥, 예루살렘, 안디옥,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를 중심으로 한 동방정교회와 나중에 분리된다. 이미 동·서방 교회 분리 이전부터 교황제도는 복잡한 과정(교황이 둘이 존재하는 경우도 숱하게 있었음)을 통해 오늘에 이르게 된다. 한편, 16세기 로마교회의 부패로 말미암아, 우리 장로교회를 비롯한 개신교가 로마교회를 비판하며 참된 사도적인 전승을 이어받은 교회로 회복하려고 하였다. 우리가 로마교회를 비판하며 전통적인 사도적 교회를 회복하려 했기 때문에 우리가 믿는 교리와 이들 로마교회의 교리는 대부분 유사하다(삼위일체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구원,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성령님의 역사하심,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인간의 타락 등). 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은 몇몇 교리는 우리와 심대하게 다르다.
우리와 로마교회가 이해를 달리하는 교리는, 1)교회의 전통과 성경의 권위에 대한 교리, 2)교황제도, 3)성례전, 4)마리아론, 그리고 5)구원론 등이다. 이러한 교리의 차이는 개혁자들의 활동 당시부터 즉각적으로 구분된 것도 있고, 우리 교회와 로마교회가 서로 역사적으로 발전되어 오면서 심화되어진 것도 있다. 우리 개신교회들 중에도 서로의 교리적 강조점에 따라 여러 교파로 나누어 진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66권 신구약 성경을 신앙과 행위에 대한 최고의 규범으로 생각하는 데 반해 로마교회는 교회의 전통(tradition)들을 성경보다 우선시한다. 즉 그들은 성경을 이 전통들 가운데 하나로 본다. 따라서 이들의 성경에 대한 해석도 교회의 전통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이 전통에는 구두로 전해진 전통(oral tradition), 그리고 교황의 교도권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로마교회는 우리와는 달리 성경보다 교회의 권위를 더 높이 둔다. 한편, 로마교회는 16세기 종교개혁의 기치가 한창 내 걸렸을 때 트렌트공회의에서 구약 46권과 신약 27권을 합쳐 73권을 정경으로 정하였으며, 제롬이 번역한 불가타 역을 공인 성경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들과는 달리 우리는 우리 헌법에 수록된 웨스트민스트 신앙고백 1조를 따라 구약 39권 신약 27권만을 정경으로 인정한다. 이렇게 로마교회의 성경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성경에 대한 이해와 다르다.
현재 가장 첨예한 문제가 되는 것은 프란시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인해 야기된 교황제도의 인정 여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인간의 범위를 넘어서는 어떤 교황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다. 즉 교황도 구원받아야 할 죄인이며,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구원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당연히 교황이 무죄하다거나 무오하다고 믿지 않는다. 로마교회의 교황제도는 역사적으로 매우 복잡다기한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종교적 거룩함과 세속적 권력욕이 함께 어우러져 교황은 세속 권력과 갈등을 빚어 때로는 세속 권력을 압도하고 때로는 세속권력에 굴복하였다. 베드로의 후계자로 자처하기도 하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자처하기도 했다. 그레고리 1세는 “하나님의 종들 중의 종(servus servorum Dei)이라고 자신을 표했고, 이노센트 3세(1198-1216)처럼 “하나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인간보다는 더 고귀한 존재”라고 자신을 표명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시각을 갖는 교황들이 존재했다. 또한 두 명의 교황이 있어 서로 서로를 파문하는 일들도 역사적으로 존재했다. 이처럼 교황제도는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모습을 갖고 오늘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로마교회의 교황이나 또 그들의 여려 계급의 사제들이 그리스도를 대신한다고 믿지 않는다.
로마교회와 우리가 공유하지 않는 또 다른 교리가 성례전에 대한 이해이다. 우리는 성경과 칼빈의 전통을 따라 예수님이 제정한 성례전은 세례와 성찬식 이 둘만 인정한다. 반면 로마교회는 일곱 성례전(세례, 성찬, 견진, 고백, 신품, 혼인, 종부)을 인정한다. 저들과는 달리 세례와 성찬을 제외한 다른 성례전은 성경에서 연유한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믿는다. 또한 성찬식에 있어 저들은 떡과 잔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다고 믿는 화체설을 받아들이지만 우리는 떡과 잔에 그리스도의 영이 함께 한다는 영적 임재설을 받아들인다.
로마교회와 우리가 공유하지 않는 또 하나의 실천적인 교리는 마리아공경론이다. 마리아공경론 역시 교황제도와 같이 다양한 역사적 발전과정을 겪어 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로마교회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가 유일한 중재자요 구원자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와는 달리 종속적이고 의존적(subordinanter et dependenter)으로 그리스도의 중재성에 참여하는 마리아의 모성적 사명을 인정한다. 따라서 저들은 마리아가 단일중재자인 그녀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구원사업에 참여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입장은 저들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로 변질되기도 하는데 마리아가 거의 중재자의 반열로 격상되어 마리아에게 기도하고 예배하는 예가 그것이다. 또한 우리는 마리아가 예수님을 동정녀 상태로 낳았으나 그 후 결혼생활을 통해 다른 형제들을 낳았다고 믿는 반면 저들은 마리아가 평생 동정녀로 남아 있다고 믿는다. 로마교회의 이러한 마리아 이해는 많은 토속신앙과 결합되기도 하고(가령, 멕시코의 과달루페의 처녀 성당처럼), 또한 잘못된 교리(마리아 승천설)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또한 서양의 많은 문화적인 영감의 원천(가령 아베 마리아와 같은 음악)이 되었다. 그러나 마리아에 대한 공경 행위는 로마교회의 주장과는 달리 사도시대에는 없었다(복음서를 기록한 사도들은 물론 사도 바울도 마리아에 대해 거의 언급 하지 않으며 따라서 신약성서에서 마리아에 대한 특별한 지위를 나타내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주후 341년 제정된 칼케돈 신경에 나오는 표현인 “하나님의 어머니”라는 문구에 대한 오해 때문에 그 후 여러 가지 마리아공경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로마교회의 마리아공경론을 인정하지 않으며 마리아를 공경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로마교회와 우리는 구원론에 있어 입장이 다르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렵 쓴다면, 저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구원에 있어 결정적인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덧붙여 행위로 인한 구원을 강조한다. 또한 저들은 연옥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우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구원론의 차이는 종교개혁당시부터 분명하게 제시되었다.
Ⅲ. 연구 결론
로마교회에 대한 입장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북아일랜드에서처럼 로마교회와 전쟁도 불사하는 첨예한 갈등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개신교나 로마교회 양측에서 발견되고 있다. 개신교회에 대해 적대감을 표출하고 폄훼하는 로마교회의 신자나 사제가 있다. 마찬가지로 개신교 측에도 로마교회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공격하는 신자나 목회자도 있다. 현재 이 입장은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더욱 첨예하게 우리 교계에 드러나고 있다. 이런 갈등을 조장하는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찬성하기 어렵다. 둘째, 로마교회는 우리와 차이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 있다. 로마교회도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님을 믿는다는 입장이 중요하지 나머지 차이는 사소한 것으로 생각하는 입장이 그것이다. 이 입장도 찬성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로마교회는 앞에서 본 것처럼 우리와 분명히 다른 전통을 고수하는 교회이다. 셋째, 우리와 로마교회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대화하고 이해를 촉진하자는 입장이 있다. 다름이 무엇이고 그 다름에서 파생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하고 서로 이해하자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지지할 수 있다. 최근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로마교회는 동방정교회와 대화를 시작하였고 이들은 또한 세계교회협의회에도 참관자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서로서로에게 존재하는 갈등과 대결을 완화시키자는 노력의 일환이다. 부패한 로마교회를 바로잡고 사도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바른 정통 교회를 만들려고 하는 교회가 바로 우리 교회이다. 그렇다면 로마교회는 이단인가? 이 질문에 대해 교리적으로 답한다면 로마교회에는 이단적인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개혁자들이 개혁하려고 했던 부패하고 이단적이었던 로마교회가 현실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로마교황은 배교자요 이단 무리의 수장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로마교회가 반사회적이라거나 반윤리적인 다른 이단집단과 같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로마교회는 우리와 다른 전통을 고수하는 교회로 보아야 할 것이다.
Ⅳ. 참고 자료 목록
후스토 L. 곤잘레스, 이형기외 역, 『기독교사상사 1, 2, 3』 서울: 한국장로교출판사, 2002.
존 줄리어스 노리치, 『교황 연대기』, 남길영외 역, 서울: 바다출판사. 2014.
P. G. 맥스웰 스튜어트, 박기영 역, 『교황의 역사: 성 베드로에서 요한 바오로 2세까지
분열과 통합의 2천 년』. 서울: 갑인공방, 2005.
한스 큉, 배국원역, 『가톨릭의 역사』. 서울: 을유문화사, 2013.
존 칼빈, 원광연 역, 『기독교강요』. 서울: 크리스천다이제스트,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