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 "WCC 반대의 허구성을 해부한다" 반대 구호, 일방적 주장일 뿐 … 건강한 교회들 미혹될 이유 없어 한국준비위, 반WCC단체의 이들로부터 교회 보호하기 위해 변호인단 구성 반WCC 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본교단을 비롯해서 감리교와 기장 총회, 성공회 등 WCC 회원 4개 교회를 위시한 국내 주요 교단들과 전문가들은 "일일이 응답할 가치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는 판단에 따라 맞대응을 피해 왔다. 하지만 다락방 소속 교회 교인들이 참여해 조직한 반WCC 단체의 거짓주장으로 인해 건강한 교회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거짓주장으로 부터 교회와 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홍보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는 반WCC 여론에 대한 대응을 '단체에 대한 법적인 대처'와 '교회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등 두가지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미 반WCC 단체 지도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변호인단을 구성한 WCC 총회 한국준비위는 금명 간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 | | ▲ 창립 초기부터 협의회로 구성된 세계교회협의회는 전 세계 교회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감당해야 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들을 제시해 오고 있으며, 이를 위해 늘 회원교회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궁극적으로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한다. 사진은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열린 WCC 1차 총회 모습. 사진/기독공보DB |
<WCC, 일부다처제와 동성애를 지지?> 국내 에큐메니칼 전문가들은 반WCC 단체들이 'WCC가 일부다처제를 허용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아니면 말고 식의 그릇된 정서가 반영된 일종의 촌극"이라고 평하고 있다.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홍보기획 국장 천영철 목사는 "WCC를 비난하는 여러 구호들을 들었지만 일부다처제를 허용한다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운 것이 없었다"면서, "총회 보고서를 아무리 살펴봐도 일부다처제와 관련한 문항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반WCC 단체들이 WCC가 9차 하라레 총회 때 "성적 소수자들(동성애자들)에게도 성직을 허락하는 제도적 구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하는 것도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 WCC는 하라레에서 열린 8차 총회 이후 인권차원에서 성적소수자 문제를 토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고, 9차 총회 시까지 모두 세 차례의 회의를 가지고 토론한 후 그 결과를 9차 포르토 알레그레 총회 때 보고한 바 있다. 당시 9차 총회 때 제출된 문서가 바로 'Churches'response to human sexuality'(인간의 성에 관한 교회들의 응답)였다. 이 문서에서 WCC는 그동안 성적소수자를 주제로 했던 논의의 과정들을 기술했고, 회원교회들 안에도 성적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가 있음을 인식하고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WCC는 성적소수자에 관한 어떤 문서나 입장도 9차 총회의 공식 문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다시말해 'WCC가 성적 소수자들에게도 성직을 허락하는 제도적 구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는 말은 거짓말인 셈이다. 특히 반WCC 단체의 블로그에는 "WCC 총회가 열리면 우리나라가 공산화될 것이다"는 황당한 주장들도 여과없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9차례나 열린 WCC 총회 개최지(1차 네덜란드 암스텔담, 2차 미국 에반스톤, 3차 인도 뉴델리, 4차 스웨덴 웁살라, 5차 케냐 나이로비, 6차 캐나다 밴쿠버, 7차 호주 캔버라, 8차 짐바브웨 하라레, 9차 브라질 포르토 알레그레) 중 WCC 총회 후 공산화된 나라들은 한 곳도 없다. 반WCC 단체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虛無孟浪)한 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WCC는 종교 다원주의 단체다?> 정병준 교수(서울장신대)는 WCC의 신학적 입장을 비판할 때 △개인 신학자들의 견해를 아무런 설명없이 WCC의 입장으로 주장하지 말아야 하고 △WCC의 공식 입장인 '총회 보고서'나 '중앙위원회 보고서'에 입각해 비판해야 하며 △비판하는 내용이 어디에서 인용한 것인지 출처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등 세 가지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WCC를 종교혼합 단체라고 비난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바아르(Baar) 문서와 WCC 7차 캔버라 총회 때 정현경 교수가 했던 초혼제도 WCC의 공식입장이라고 볼수 없다. 바아르 문서는 연구 보고서로 제출된 것이지 WCC가 공식적으로 채택한 것이 아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바아르 선언의 성령론도 이 연장선상에서 WCC의 공식입장이 될 수 없다. WCC의 성령론은 캔버라 총회 때 제4분과 보고서에서 견지한 정통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입장이 전부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성령은 성삼위일체의 삶과 분리해서 이해될 수 없다. 아버지로부터 나오는 성령은 그리스도시요 메시아며 세상의 구세주되시는 나사렛 예수를 가리킨다. 성령은 하나님의 능력이며 하나님의 백성에게 힘을 주어 공동체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그들의 사역을 성취하게 하신다. 성령은 성삼위일체의 본질 그 자체로서 거룩하시다. 성령은 이 세상의 다른 영들과는 구분된다."고 증언했다. 또한 정현경 교수의 초혼제에 대해서는 "돌출행동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당시 정 교수가 퍼포먼스를 시작하자 이를 매우 불쾌하게 여긴 정교회 대표들과 우리나라 총대들을 비롯한 많은 수의 각국 총대들이 총회장을 이석했을 정도였다. <건강한 교회를 보호하는 것이 답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반WCC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 단체의 경우 다락방 소속 교회 교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조직됐을 정도로 건강한 교회들과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보수 기독교회들이 조직적으로 반WCC 운동을 이끌고 있다는 생각은 오판이다. 물론 예장 합동 총회나 예장 고신 총회 등이 교단적으로 WCC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는 있지만 현재 거리에서 서명을 받고 1인시위를 이끌고 있는 단체는 분명 다락방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체미상의 단체다. 반WCC 단체들은 또, 국내 2백여개 교단들이 WCC 총회를 반대하고 있다며 뜬금없는 '규모의 논리'를 펼치지만 사실상 앞서 언급한 예장 합동과 고신 총회를 제외하면 교세가 미미한 군소교단들이 대부분이어서 참여하는 교단들의 수가 많을지는 몰라도 교회나 교인들의 수가 많고 교세가 큰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들고 일어나 WCC 총회를 반대하고 있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교회들이 반WCC 단체들의 주장에 미혹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는 "WCC 총회 반대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단체들이 실제하는 것이 분명하고 그 목적은 WCC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 아니라 자기 단체들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면서, "이런 배경이 드러난 만큼 교인들이 미혹 당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탁 교수는 "WCC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라면 충분히 대화하고 토의할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회자되는 반대 구호들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교인들이 이들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동시에 WCC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교인들에게 정확히 WCC를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며 본보에 제보해 온 동명교회 오명석 목사는 "반WCC 단체들로 인해 교인들이 혼란스러워 한다"면서, "WCC에 대한 자세한 홍보가 시급히 필요하다"며, 현장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며 WCC 회원교단들도 'WCC 주일'을 제정해 전국 교회 교인들에게 WCC를 알리고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본교단은 5월 19일 성령강림주일을 'WCC 총회주일'로 제정하고 전국교회들이 총회를 위해 기도하고 성공적인 개최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