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목회 칼럼
-기독공보제공-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지난 총회에서 생명 살리기 운동 10년이 선포되었다. 개교회에서 어떻게 이를 구체화할지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미 개교회가 시행하고 있는 목회 프로그램 대부분이 생명살리기 운동에 속한 것들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제부터 시작되는 생명운동은 이를 보다 체계화시키는 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안동교회는 2001년부터 향후 5년의 주제를 '생명문화를 가꾸는 교회'로 정하였다. 주제에 따른 목회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교회는 이미 1990년부터 특별신앙운동을 전개하면서 환경보전, 농촌살리기, 통일, 생명나누기 등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먼저 생명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를 느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을 논할 때 우리는 주로 생물학적 생명을 위주로 생각한다. 교회의 생명운동도 이런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보면, 오히려 성경이 말하는 생명의 개념을 그릇 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생명의 이해는 '조에'이다. 헬라어로 '조에'란 생물학적 생명 이상의 개념이다. 예수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의 생명이 바로 '조에'인데, 그 생명은 영원히 죽지 않는 생명을 뜻한다. 요한복음에서는 '생명'과 '영생'을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고, 이 생명을 세계 속에 확장시키는 사명을 위해 교회가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전개하는 생명운동이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가 이 생명을 죽은 다음에나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는 데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생명을 하늘에서 이 세계 속으로 가져 오셨다. 하늘에 올라가야 얻는 생명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땅이 아닌 죽은 후 천국에 가서 이 생명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므로, 오늘의 생명운동을 천국 '가는' 운동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천국을 '여기에' 이루는 것이 바로 생명운동의 본질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과 땅, 저 세상과 이 세상을 하나로 통합하시기 위하여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셨다. 그런데 우리는 하늘과 땅을 구별하는 이원론적 세계관에 사로 잡혀 있어서 이 땅은 멸망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니라 저 세상이라고 믿고 있다. 생명운동은 이런 이원론적 세계관을 지양하고 이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운동이다. 우리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을 얻었기 때문에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가 되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죽음은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극복되었기에 우리는 영원히 죽지 않는 자유로운 생명을 가지고 있다. 이 생명을 발전시키고 확산시키는 것이 바로 우리가 전개하는 생명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