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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순교자기념주일(6.12) 담화문

관리자 2005-05-30 (월) 13:45 19년전 2678  
우리 총회에서는 지난 77회 총회(1993년 9월, 명성교회)에서 매년 6월 둘째 주일을 순교자 기념주일로 제정한 이래로 매해 전국교회가 지키고 있습니다. 이는 120여년의 역사를 가진, ‘현대 선교의 기적’이며 세계 선교사상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한국교회의 성장이 순교자의 밑거름 위에서 출발했음을 고백하는 것으로, 이제 한국교회는 최후의 죽음의 순간까지 복음의 진리를 수호하고 증언한 순교자들의 순교정신을 계승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1200만 성도를 자랑하며 세계선교의 중심에 선 지금의 한국교회를 있게 한 순교자들과 그들의 유가족들에 대한 후원과 장학사업의 실현으로 이제 한국교회가 이들을 책임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간 한국교회는 오늘의 교회가 있게 한 순교자들과 그 유가족들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였고 또한 외면하고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유가족을 돌보고 순교자들의 숭고한 순교신앙을 계승하는데 적극 동참하여 이 땅의 교회 위에 뿌려진 순교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2000여년의 교회사를 더듬어 볼 때, 교회는 박해 속에서 오히려 가장 활발하게 복음의 진수를 발휘했으며 믿음의 역군들을 배출해 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물질만능주의 풍조 속에서 풍요를 누리는 오늘의 교회들은 새로운 순교자적 열정을 되살리지 않는다면 자칫 타락할 수도 있는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음의 진리를 수호하고 전수하고자 목숨을 초개처럼 내 놓은 순교자들의 순교신앙을 계승하는 기념주일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후손들이 펼치는 선친에 대한 예의, 효성의 차원을 넘어 오늘의 교회에 새롭고 활기 있는 복음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한국의 상황 속에서 물리적인 피를 흘려야 하는 순교의 요청은 경험할 수 없을지 모르나 어떤 의미에서는 뚜렷하게 보이던 외부세력의 압박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로부터의 유혹 앞에서 피땀을 흘리는 순교자적 열정은 더욱 절실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때를 맞아 순교자를 배출한 교회와 더불어 우리 모든 교회는 순교신앙을 계승하여, 지난 1세기 동안 순교선열들의 피 흘린 대가로 세계에 유례없는 기독교 공동체를 형성했듯이 우리들이 땀 흘리는 순교자가 되어, 선교 200주년의 주인공들인 우리 후손들도 같은 자부심과 영광을 누리도록 합시다.

김태범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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