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를 청빙하는 교회들의 요구 서류가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자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런데 최근 추가된 서류가 있습니다. 추천서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교회들이 제출서류 목록에 쓰고 있네요.
청빙하는 교회에서야 세밀히 검증된 목회자를 모시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추천서의 경우는 더 고려하시면 어떨까요?
1차 서류부터 추천서를 요구하는 건 무리 인 듯합니다.
먼저는 추천서를 써주시는 분들의 입장입니다.
요즘 웬만한 청빙광고를 내면 지원서가 100통 내외로 접수 된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이때 어떤 교회는 2장의 추천서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한 교회가 낸 청빙광고에 대해 산술적 계산을 해 봐도 최소 100장 이상의 추천서가 필요합니다. 2장이라면 당연히 200장이겠지요.
지금 매월 7개 내외의 교회가 기독공보에 청빙광고를 하고 있다 합니다. 당연히 추천서도 적게는 700장에서 많게는 1,500장이 필요할 것입니다. 1년이면 7,000 ~ 15,000장입니다. 당연히 매월 700분~1500분(1년 7000~15,000분) 이상의 목사님, 장로님들이 추천서를 써야하지요.
이런 사정에다 지원자들은 총회나 노회에서 나름 명망 있는 분들에게 추천서를 부탁드리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런 사정이 추가되면 상황은 더 복잡해 집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총회나 노회에 추천서를 써 주실 분들은 한정되어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당연히 몇 몇 분의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매월 700~1,500장 (년 7,000~15,000)의 추천서를 감당해야 합니다.
요즘은 추천자 전화번호기재를 요구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전화를 하시겠다는 의중이겠지요. 이러면 추천자 분들은 청빙위원의 전화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추가됩니다.
이쯤 되면 하루가 멀다고 요청해 오는 제자와 후배들의 추천서청탁과 청빙위원회의 전화문의는 멋진 목회자를 좋은 교회에 천거하는 즐거운 일이 아닌 고역이 될 듯합니다. 당연히 추천서를 쓰는 일은 목양사역과 장로님들의 생업에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추천서를 쓰는 분들의 입장을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청빙하시는 교회의 입장입니다.
만약 위의 이야기가 가능성 있는 일이라면 추천서청탁을 받으시는 목사님이나 장로님들의 입장에서 때때로 일정한 양식을 만들어 놓고 싶지 않으실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그럼에도 인적사항과 날짜만 바꿔서 써주시는 일이 혹 있다면 교회가 얻으려던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추천서가 될 것입니다. 추천서는 의미 없이 추가된 행정서류로 전락 할 것입니다. 이는 청빙하는 교회에서도 바라는 바가 아닐 줄 압니다.
세 번째는 지원자들의 입장입니다.
지원 한 두 번에 청빙이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줄 압니다. 이것은 큰 교회에서의 사역, 지명도 있는 분들의 추천, 좋은 학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마다 요구하는 목회자상이 다르니까요. 당연히 청빙이 이뤄지지 않은 분에게 추천서는 계속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계속 한 분에게 추천서를 부탁할 수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결국 이분 저분에게 추천서를 부탁하셔야 할 텐데 어느 시점이 되면 추천서 받기가 곤란한 지경에 이를 것은 당연한 사정입니다.
결국 그분들은 추천서로 인해 지원 절벽에 설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능력'문제로 치부 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교회마다 기대하는 목회자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비록 어느 교회는 목회철학이나 사역방향등이 맞지 않아 청빙하지 않으셨을 지라도 다른 교회에서는 그토록 기도하며 찾고 있던 목회자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추천서를 2차나 3차 서류부터 요구 하시는 건 어떨는지요. 대부분의 교회들이 1차에서 10명 내외의 선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되면
청빙하는 교회도
지원하는 분들도
추천서를 써주시는 분들도
추천서에 담긴 의미와 효과를 한층 살리는 일이 될 것 같아 감히 제안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