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자료실 생명공동체운동 10년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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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은 제 107회 총회에서 채택된 기본안입니다.

계속해서 창조적인 의견들을 제안해 주시면 수합하여 기본안에 추가 반영하겠습니다.

생명목회/제주노회 위미교회

관리자 2003-10-24 (금) 14:37 20년전 3808  

생명목회
나눔으로 풍성한 믿음의 결실 거두는 제주노회 위미교회  

◈ '핍박에 굴하지 않는 신앙으로'

 들판의 감귤이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이맘 때 쯤이면 위미교회(강은철목사 시무)는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게 된다. 교인들 중 대다수가 감귤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 지난해 감귤값의 하락으로 농가마다 울상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낙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제주도에서도 감귤 주산지로 유명한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리. 이 곳에 자리잡은 위미교회는 "동네 부자는 교회에 다 모여있다"고 할 만큼 감귤 농사로 성공한 농민들이 많이 다니는 교회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른바 '유지'로 불리우는 교인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넉넉한 생활을 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한 때 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멍석말이를 당하고 토굴생활을 감수하기도 했던, 핍박받는 교인들이었다. 섬지역 특유의 씨족사회와 우상숭배가 맞물려 기독교에 적대적이었던 이 곳은 한 때 기독교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목숨 걸고 교회다녀야 하는' 지역이었다. 강은철목사는 "이렇게 신앙을 지켰던 세대들이 뜨거운 신앙을 바탕으로 성공하자 기독교인들의 영향력은 자연히 커졌고, 교회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고 전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실패한 인생으로 낙인찍히고 소외 당하던 사람들이 교회에 와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교회 가야 사람된다'는 말이 이 지역에서는 기정사실이 되어버렸다"고. 일례로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이면 몰려오는 단기선교 팀들은 배타적인 지역 주민들의 정서에 낭패를 당하기 일쑤이지만, 이 지역에서 만큼은 위미교회라는 이름만 내세우면 "문전박대를 하던 사람들이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하시라면서 문을 열어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지역은 제주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기독교인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또한 침체 혹은 급속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대다수 농촌교회와는 달리 위미교회는 장년 출석 2백5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농어촌의 각박한 현실과 제주도 지역의 낮은 복음화율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는 성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은 위미교회가 평소 지역사회를 위해 해온 일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위미교회는 극빈자를 위한 급식과 저소득 가정 청소년 점심식사 제공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 활동들을 꾸준히 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들은 농사를 통해 번 것을 교회 일에 쓸 줄 아는 교인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강 목사는 이에 대해 "교회가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기만 하면 어려움을 감수하는 한이 있어도 교회 일을 돕는 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고맙다"고 말한다.

 기독교에 대한 탄압과 궁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위미교회를 지킨 1세대의 신앙은 2세대, 3세대로 이어졌다. 1세대의 신앙을 이어받은 2세대 중에서는 존경받는 목회자들이 많이 배출돼 제주도 안팎에서 위미교회의 이름을 드높였다. 위미교회는 무엇보다 2세대가 고향을 떠나지 않고 교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한 다른 농어촌교회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과는 달리 이 교회에는 아동, 청소년들이 많은 편이다. 중고등부의 경우 약 70명이 출석하는데, 교회는 이들을 위해 독서실을 지어주는 등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현중 전도사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겠다는 투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교회학교 교사들 중 상당수는 일선 교사들"이라고 전한다.

 이렇듯 농촌이기 때문에 교회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더 많다. 그래서 예전의 교회가 사회보다 앞서갔던 것처럼 이 지역에서는 위미교회에 가야 더욱 좋은 것,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위미교회는 20여 년 전 신용협동조합을 시작, 감귤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현재 신용협동조합은 교회만이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를 위한 기관으로 든든히 자리잡고 있다.

 또한 위미교회는 지난 몇 년 간 노인요양원 설립을 준비해왔다. 이 지역에 늙은 부모를 두고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강 목사에 따르면, 이 노인요양원은 현재 부지 확보를 마치고 보건복지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요양원에 대한 교인들의 애정도 남달라서, 최근 몇 년 간 감귤값의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본 교인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요양원을 위한 진입로 건설 비용 1억여 원이 차질없이 모아졌다. 위미교회는 차후 이 요양원을 통해 몸이 아프고 갈 데 없는 노인들에게 침식과 의료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강 목사는 "우리 교회는 지역 사회 선교 점촉점을 많이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신협운동을 비롯 위미교회가 지역주민들과 함께해 온 많은 일들은 교회와 세상 사이의 문턱을 낮추는 데 한 몫을 했다. 그리고 이제 위미교회는 이러한 바탕 위에서 좀 더 본격적인 선교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위미교회는 50주년을 기념해 예안교회(김용일목사 시무)를 개척했다. 읍단위에 위치한 위미교회가 제주시에, 모교회와는 독립적인 별도의 교회를 설립한 것은 농촌교회가 도시에 교회를 개척한 특이한 사례로 기록된다. 위미교회는 이러한 선교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제88회 총회 당시 농어촌부가 수여하는 '농어촌 선교 모범상'을 받기도 했다.

 위미교회가 지난 반 세기 동안 축적해 온 물적 인적 자원들은 다가오는 반 세기 동안 지역사회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일에 더욱 집중적으로 쓰여질 것으로 보인다. 위미교회가 앞으로 써나갈 새로운 역사 속에서, 나눔을 통해 풍성해지는 기독교적인 원리가 증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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