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년,
생명과 안전이 존중받는 세상을 바라며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시편 46:1)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우리는 179명의 소중한 생명을 떠나보냈습니다. 그로부터 일 년, 계절은 바뀌었으나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그날에 멈춰 있음을 기억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는 슬픔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유가족과 부상자, 그리고 이 아픔을 함께 나누는 모든 국민 위에 하나님의 깊은 위로와 평강이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1. 총회는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하나님의 위로를 구합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유가족 여러분의 텅 빈 마음을 따스하게 채워주시길 소망합니다. 비록 세상의 어떤 말로도 자녀를, 부모를, 형제를 잃은 상실감을 온전히 채울 수 없겠으나, 우리 총회는 여러분의 눈물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기도하며 곁을 지키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이 여러분의 삶에 다시금 소망의 빛으로 피어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2. 정부는 안전을 향한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합니다.
생명보다 귀한 가치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지난 1년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뼈저리게 성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단순히 사고를 수습하는 수준을 넘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참사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공적 책임이자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3. 한국교회는 생명을 살리고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우리 총회와 한국교회는 이 참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안전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예언자적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우는 것이 교회의 본질임을 잊지 않고, 생명을 돌보는 일에 모든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슬픔 속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25년 12월 29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총회장 정 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