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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일 선교사 편지 (2004.10.15.)

세계선교부 2004-10-15 (금) 18:22 19년전 2038  

[사망의 골짜기에서 구원하사 넓은 광야에 세우시고]


우리 주님의 사랑으로 모든 교회와 성도님들께 문안드립니다.
이제는 집에 와서 이렇게 첫 매일을 드릴 수 있어서 감사를 드립니다. 
짧은 기간동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한 후 영적으로 깊은 주님과의 만남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어서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아래와 같이 이번 사고의 경과를 보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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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에 사는 아들 집을 방문하는 아내를 공항에 내려주고 케네디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시간의 길이었습니다. 사고 지점은 키탠겔라의 도시를 4 킬로미터 정도 지나서인  저녁 8시 반경의 시간이었습니다. 

공항에서 30 킬로미터의 키탱겔라는 근교 도시로서 나이로비와는 교통의 왕래가 많은 작은 공업도시이나 이 도시를 지나면 저가 사는 카지아도까지는 약 50 킬로미터로서 밤이면 교통이 아주 적은 국도입니다.  이 국도는 탄자니아 국경까지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입니다.

그 날따라 그 시간에는 교통이 없어서 우리 뒤에도 앞에도 차량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가 진 두시간 후의 시간입니다. 공항에서 부터 운전대를 케네디에게 양보하고 저는 옆자리에 탔습니다.
사고 지점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우리 교통방향과 같은 도로변에 정차해 있는 마따뚜(합승버스로서 대중교통) 1대를 보았습니다. 우리가 가까이 가자 이 차는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우리 차선으로 서서히 들어와서는 속도를 줄였습니다. 마따뚜는 이시간이면 다니는 시간이고 도로변에 주차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무슨 차량에 문제가 있거나 운전수가 술에 취했을 것으로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우회전으로는 추월이 않되는 공간이었고 좌로는 우리 차선이 아니어서 케네디는 속도를 줄였고 우리 차는 마따뚜 뒤에 세워졌습니다. 
그 때 한사람이 마따뚜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슨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저는 생각하였는데 권총을 든 왼손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마따뚜는 작은 속도로 사라졌습니다. 이미 총은 운전하는 케네디를 겨누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라는 요청에 케네디는 문을 열어 주었고 그는 먼저 케네디의 휴대폰을 내놓으라고 했고  휴대폰을 받자 그는 케네디를  옆자리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하였습니다. 옆에 저가 있는 것을 보고 범인은 뒤로 가서 뒷문을 열고 운전수 뒷자리로 탔습니다. 

순간 나는 "차량을 빼으려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그렇게는 용납할 수 없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술냄새가 차안으로 풍겼습니다. 권총은 손바닥만한데 왼손에 파지를 하였고 총구는 우리를 향하면서 타고 있었습니다. 총구가 이리저리 작은 방향으로 흔들리는 것을 옆눈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Do not look at me." (나를 보지마)라고 영어로 말했습니다. 
내가 몸을 돌려 그를 보려하자 그는 거침없이 마치 준비를 하고나 있었듯이 권총의 방아쇠를 제 얼굴을 향하여 그냥 당겼습니다. 
백미터 감적호에서 들렸던 사선의 총소리와 표적에 맞는 소리가 동시에 내 얼굴에 와닿는 것을 듣고 느꼈습니다. 
순간 저는 " 나는 죽었고 ,여기서 나의 생명은 끝이났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하나님이 여기서 제 생을 거두어 가시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졌습니다.
아주 잠깐 사이였던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저는 앞 의자 중간사이로 하여 몸이 뒤로 누워서 얼굴은 운전수 뒷자석에 묻혔고 양손은 자석바닥에 내려져 있었습니다. 얼굴 주변의 따뜻하게 젖어있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범인과 케네디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무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He is dead. Stupid.  He's dead yah. (이놈은 죽었어, 바보같이, 죽었어.) 
마치 사형을 집행하고 죽음을 확인하는 검시관과 같이 말했습니다. 
" You also want to die ? (너도 죽고 싶니 ?) 범인은 케네디에게 협박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적어도 그는 나에 대한 살인이 우발적라면 살인의 목격자인 케네디에 대한 처리문제를 생각했음이 분명했을 것입니다.  
케네디는 죽고 싶지 않다는 대답과 함께 협조하겠다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그는 내가 타 있는 앞자리에 옮겨탔습니다. 내 두 다리가 있는 옆에 탄 것입니다.
그리고 죽었다고 생각하는 내 몸을 뒤져서 허리띠에 차고 있던 휴대폰과 휴대용 공구칼과, 주머니를 뒤져서 현금 19,000씰링(약 2만 3천원)을 빼냈습니다.
나는 속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지 말기를 기도했습니다. 범인은 왜 CASH(현금)이 없느냐고 투덜거리면서 케네디에게 돈이 있으면 다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다행이 그는 제 죽음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그는 바로 앞에서 쏜 총에 즉사하였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케네디는 이동 중에 묻는 그에게 한국사람이며 Africa Inland Church 선교사이고 카지아도에 산다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케네디에게 차를 돌리라고 명령했습니다. 나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키탠갤라의 빈번한 교통과 거리를 차량 라이트를 끈 채 통과하게 해서 동편의 한적한 들판으로 운전하게 했습니다. 케네디는 마치 순한 양처럼 그의 운전자 노릇을 잘하고 있었습니다.
바닥에 늘어진 팔의 손에 힘을 쓰니 말을 들었습니다. 손에 잡히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닥을 만지니 미지근한 피가섞인 봉걸레같은 가닥이 한움큼 잡혀왔습니다.
순간 나는 그것이 피가 아닌 골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렁거리는 차량이 머리주변에는 피로 쌓여 있는 것을 느겼습니다.  아무 곳에도 아픈 곳을 느낄수 없었습니다. 머리 어느 부분이 박살이 났고 지금 내 의식은 남아있는 뇌 기능으로 진행 중인데 분명한 것은 나는 곧 죽어간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차 바닥에 흥건히 쏟아있는 내 피를 생각하니 문득 예수님이 십자가에 흘리신 피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두려운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아무 아픈 곳도, 피가 아직 흐르고 있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30 여분을 비포장길을 가더니 차를 세우게하고 범인은 케네디더러 내리게하고 차 뒷 짐 칸을 열게해서 뒤지더니 케네디는 걸어서 타운으로 와서 길가를 찾으면 이 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나를 그대로 차에 싣고 다시 갔던 길로 돌아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나를 한적한 곳에 버릴것이고 차를 갖고 갈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키탠겔라 시내를 운전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와 불빛, 건물들의 간판이 내 눈에 수직으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나는 내 몸이 어느 부분이 말을 듣는지 확정할 수는 없었지만 모든 몸기능이 동작되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어떤 곳에 나를 버린다하더라도 나는 기어히 살아남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끌지말고 빨리 처리되기를 바랐습니다.
 
이윽고 범인은 교통이 비교적 한적한 도로변에 차를 세웠습니다. 시동을 껐습니다.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조금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습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고개가 들리고 한쪽눈은 얼굴이 부어서 붙어서 보이지 않았고 한눈으로 멀지 않는 곳에 몸바사 국도로 달리는 차량들이 보였습니다.
운전대에 키가 꼳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몸을 움직이니 움직여 졌습니다.  운전대 자석으로 이동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의 외침은 줄곳 이순간까지도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이제 이 범인의 손아귀에서 탈출을 해야한다는 일념으로 시동을 걸었습니다.
시동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걸리지 마자 악샐레이타를 함차게 밟고 앞으로 전진하였습니다. 시야가 흐려지는 한쪽눈의 피를 걷으내면서 마주오는 교통을 피해 새길로 접어드니 큰 공장의 대문이 보이고 경비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나이로비로 가야하는 방향과 여기가 어디쯤인지 분간을 못해서 일단 대문을 차를 멈추자마자 " Help me !" 를 외쳤습니다. 
"나는 권총에 맞았습니다 도와 주십시요 !"
그들은 즉시 모여들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요 ? "
그들은 여기가 아쉬리버 시맨트 공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아는 곳이었습니다. 그들은 내 차를 안에 정차하게하고 그 중 한사람이 픽업에 나를 옮겨타게하고 30 킬로미터 떨어진 나이로비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를 확인해도 머리는 그대로 있고 총 맞은 부위를 손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피는 더이상 흐르는 곳이 없는 듯 했습니다.
차 안에서 우리는 계속 대화를 했습니다. 가까운 St. James 병원으로 들어갔는데 그기는 응급시설이 되어 있지 않는 일반 병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나이로비로 달려서 나이로비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긴박성보다는 기대이상으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윗옷을 가위로 자르고 옷을 모두 벗기고 담요를 덮어두고 얼굴은 붕대로 감싸준후 마냥 기다리게 하였습니다.
보호자와 병원비 지불보증을 우선으로 요구하였습니다. 나는 휴대전화를 빼았겼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전화도 대줄수가 없었습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집 전화인데 집에는 전화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베이스 스탭들의 전화도 휴대전화번호여서 기억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한편 들판에 내려진 케네디는 키탱겔라 도시까지 나와서 경찰에 신고를 하고 베이스 피이트에게 내가 하이잭 당했다고 연락을 하고 더 이상 통화를 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베이스의 피이트는 몇몇 한국인 선교사에게 전화로 이사실을 알렸다고 합니다. 그 중에 우리 교단 케냐 선교회 이원재 선교사께도 알리게 되어서 이 선교사가 부랴부랴 병원으로 와서 제 치료과정이 진행될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티촬영결과 총알은 관통을 하였으며 오른쪽 빰을 들어가서 목 뒤 중앙부분으로 나갔습니다.
오른쪽 턱뼈 중앙을 부러뜨리고 지나갔는데 실로 이해하기 어렵도록 동맥과 숨통과 이빨과 목뼈 신경들을 모두 비껴갔습니다.
모두들 하나님의 은혜이며 기적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총알보다 빠르신 하나님께서 권총의 탄도와 저의 위치와 범인의 격발순간을 고려하사 유일한 이 탄알의 길을 지나도록 역사하셨음을 믿습니다.  
병원은 지난 9월 30일이후  6박 7일간 입원후 10월 7일 퇴원하였습니다. 
지금은 얼굴과 목 부분의 부은 것이 거의 빠졌고 턱뼈의 자연 접합을 위하여 아래 윗 이빨을 모두 걸어매어 놓은 상태입니다. 이는 4-6주간 유지하는데 그래도 붙지않으면 수술을 하여서 금속으로 땜질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병원 입원중 한국의 서울의대 봉사팀이 케냐에 봉사하던 중 구강 전문의께서 저를 방문하여 주시고 많은 조언을 하여 주었습니다.  
 
 총회에서 선교부 총무님을 이곳에 보내주셔서 위문하게 하여 주시고 심심한 위로의 화환을 보내주신 총회장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궤유를 위하여 교단 모든 교회와 세계 선교사님들과 또한 위로의 멧세지를 보내주신 선교사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선교회와 노회와 시찰 모든 교회앞에 감사를 드립니다.
 
총알이 지나간 곳의 힘줄들이 아직 다 돌아오지 않아서 오른쪽 눈동자의 운동과 목이 다소 불편합니다만
아내의 정성어린 바라지로 이빨사이로 매일 물죽으로 취식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회복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턱뼈의 회복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저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게하시고 마싸이 광야에 16년차 다시 세우셨음을 감사드립니다.(시편 18:18-19)
다시 한 번 신실한 기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In His grace
 
케냐 커푸테이 평원에서    박 삼 일 선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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