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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네팔] 카트만두의 여름

최희철, 김은영 2011-06-29 (수) 13:35 13년전 3000  

네팔에서 함께하시는 하나님 7(2011. 6. 30)
최희철, 김은영 선교사

     밤새도록 비가 온다. 폭우가 쏟아지다가 가랑비로 다시 폭우로..., 그러다가 새벽녘이 되면 비가 그치고 어느덧 맑고 고운 새소리들이 설친 잠을 깨운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해가 떳다가 비가 오다가를 반복한다. 그러면서도 습하지가 않다. 더워질 새가 없다. 시원하다. 행복하다. 강원도 태백이나 정선에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곳 카트만두에서는 5-6월이 가장 덮다. 한국의 오뉴월과 비슷한데 막 더워지려할 때 우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원하다. 

     카트만두의 여름 하늘은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구름이 춤을 춘다, 카트만두를 둘러싸고 있는 작은(?, 해발 2000m, 카트만두해발 1,300) 산들의 남쪽에서는 언제나 시커먼 구름들이 사나운 기세로 몰려온다. 한쪽 하늘은 해가 쨍쨍하지만 옆 마을로 지나가는 장대비가 장관이다. 검은 구름과 흰 구름이 자주 싸우는데 언제나 검은 구름이 이긴다. 
     육교 밑, 처마 밑은 쏟아지는 폭우를 피해 숨어든 행객들로 가득하다. 잠시만 기다리면 비가 또 그치니까! 도로는 삽시간에 정막이 흐르며 세찬 빗소리만 가득하다. 해는 다시 고개를 내밀지만 아래 마을의 도로 옆 하수구는 분수를 뿜어내며, 금방 물에 잠긴 도로를 차도 사람도 오토바이도 자전거도 소와 염소도 조심조심 지난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그냥 삶이다. 
     논에 물이 가득하다. 장대비를 뚫고 모내기가 한창이다. 어느 덧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빈 들판이 푸르름과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어제는 네팔의 휴일이었다. 비를 주관하는 여신을 대나무 등으로 높이 쌓아 만든 탑에 잘 모시고 큰 마을들의 주요 도로가에 며칠씩 순회하며 공을 드린 후, 바로 어제 마지막 축제와 함께 기우제를 끝낸 것이다. 
     카트만두를 떠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주요도로들은 대부분 계곡을 끼며 돌고 돈다. 우기 철에는 폭우로 인해 낙석과 도로붕괴 등으로 자주 길이 끊기며 사고도 많다. 따라서 여름철의 단기 팀들을 지방으로 안내하는 일은 많은 모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선교사님들을 통해 다양한 단기 선교 팀들이 수 없이 네팔을 다녀간다. 벌써 숙소 잡기가 어려워 졌다. 잘 준비된 팀이 많은 열매를 거둘 것이다. 열정도 좋고 실력도 좋고 풍부한 재정도 좋지만 선교지에 정말 유익을 끼치는 팀이 잘 준비된 팀이다. 겸손하게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존중하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며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선교사와 현지인들이 민망하지 않도록 양식 있게 행동하며 선교지의 질서를 절대로 흐트러뜨리거나 무시하지 않는, 그러면서 선교의 열정을 배우고 경험하며 교회에 돌아가 크게 유익을 끼치는 그런 단기 팀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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