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상황 장기화 전망, 한국교회의 모범적 대응 요청
2020년 06월 04일(목) 11:39
코로나19 장기화 전망으로 세계교회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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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선교계의 지각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감염병 확산이 경제적 어려움, 이동 및 모임 제한, 건강 위협 상황을 촉발하면서, 선교 전략의 재편이 필요해진 것.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대체로 '코로나19 이전으로의 복귀'를 준비하는 반면, 선교사들은 '감염병 시대에 따른 사역 변화'로 방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세계선교부(부장:박진석)는 최근 권역장들을 통해 접수된 현장의 긴급 상황을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했다.
브라질, 우크라이나, 파라과이, 케냐 등 15개 선교지에서 보내 온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면, 한국과 비슷하게 교회와 교육시설 운영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사용된 어휘들을 빈도순으로 나열해 보면 '코로나', '사역', '어려움'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며, 주로 어려움이 발생하는 장소로 보이는 '교회'와 '학교'가 뒤를 잇고 있다. 또한 국내 목회자들에 비해 선교사들은 '주거지', '자녀교육', '비자' 등도 염려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여러 선교사가 후원교회와 후원자의 지원 중단, 현지 교인들의 경제적 위기,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해외에선 앞으로도 감염병 위기 상황이 계속될 것이며, 선교 활동에 제약을 주는 강화된 입국 심사나 거리두기 지침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사스에 이어 13년만에 메르스가 출연했고, 5년만에 코로나19가 발발한 것을 보면 감염병 사태는 더 빈번해지고 있다. 또한 사스나 메르스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역시 요원할 수 있다.
총회 세계선교부 총무 홍경환 목사는 교단 파송 선교사들이 오랜 시간 쌓아 온 사역 기반들이 이번 사태로 사라질 수 있음을 언급하며, "열악한 현장 지원과 감염병 시대의 선교에 대한 연구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선교부는 귀국 선교사 자가격리를 지원하며 해외 현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위기에 맞서려면 교회들의 지원과 참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사회의 대응이 세계적 모범으로 인정받는 것처럼 선교 선진국을 자부해 온 한국교회의 대응도 열악한 선교지 교회들에게 좋은 모델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빠른 제도적 지원 △참여와 협력 유도 △상황과 동선의 투명한 공개 △드라이브인 검사같은 다양한 아이디어 등 '케이(K) 방역'의 성공 요인들에 대한 선교적 벤치마킹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가 공개한 코로나19 관련 선교 동향은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이 △교회 감소로 인한 지원 감소 △귀국 선교사 증가에 따른 국내 거처와 사역지 부족 △비자 발급 등 제도적 어려움으로 인한 가족 단위 선교 감소 △온라인 사역 확대에 따른 보안상 문제 발생으로 이어질 것을 예견하고 있다.
세계 선교 현장은 이미 예고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도 감안,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1~3일 온라인 집행위원회를 열어 내년 9월로 예정돼 있던 제11차 총회를 2022년 하반기로 연기한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코로나19 상황은 이미 한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진단하며, "감염병으로 인한 분열, 불의, 불평등, 차별의 확대를 막기 위해 모든 교회가 연대할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