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총회주일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명령(고전12:12-27)
총회주일을 맞이하여 하나님의 은총이 전국 산하 노회와 교회 위에 더욱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교단은 제87회 총회를 시작으로 새로운 선교적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우리의 사명은 생명 죽임의 시대에 생명을 살리는 선교를 펼쳐나가며, 이를 위해 교단의 선교와 교육구조를 갱신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제83회 총회에서 교단21세기정책문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모든 피조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생명공동체"를 채택하였고, 금번 총회에서는 이를 토대로 "생명살리기운동10년"을 시작하였습니다. "생명살리기운동 10년"은 생명을 살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으로 생명 죽임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세기의 선교적 비전을 총회와 노회와 지역교회가 상호 협력하여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종합적인 선교운동입니다. 따라서, "생명살리기운동 10년"은 "사업(정치) 총회, 행정(정치) 노회"라는 현재의 모습을 "총회(정책, 프로그램, 교육과정), 노회(선교 교육사업), 총회/노회훈련원(교육훈련)"을 세 축으로 하는 상호 유기적 협력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교단의 기구개혁과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회의 재정통일은 불가피합니다. 지금까지 총회 각 사업부서는 정책개발과 사업수행을 위한 예산 충당을 위해 총회가 제정한 연 24주일에 이르는 각종 주일을 통해 지역교회를 대상으로 모금하는 일에 많은 역량을 투자하였습니다. 총회의 결의를 준수하여 제정된 특별주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많은 특별주일이 제정되어 실질적으로 지키기가 어려운데다가 헌금을 요청하고 있어 산하 교회들이 이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86회 총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총회 각 사업부서가 개별적으로 추진해 온 모금을 총회 차원에서 하나로 통합하여 매년 총회주일에 한 번만 '정책총회'의 사업을 위해 특별헌금을 하는 것으로 결의하였습니다. 이번 총회주일을 통해 총회 산하 교회들은 총회가 제정한 특별주일의 의미는 지키되 모금은 총회주일에 한 번만 실시하므로 각종 주일헌금 요청으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으며, 총회 각 부서는 사업비 모금을 위해 소비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역교회의 헌금이 노회와 지역노회선교협의회를 통한 지역공동의 선교, 교육, 봉사사업을 위해 쓰여지는 계기가 마련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새 역사를 이루기 위해 오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한 몸을 이루어 한마음을 가지고 한 사명을 함께 실천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첫째, 새로운 변화와 이에 따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됨을 고백해야 합니다.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성도들과 교회와 노회, 총회는 본질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 생명체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다양성을 인정하되 그 다양성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는 본질적 존재성을 통해 나타나며 성장해 감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다양성 안에서 한 몸 됨을 고백하는 것이 지역교회와 노회, 총회를 본질적인 깊이를 가지고 볼 수 있는 틀이요, 우리가 공동의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가져야 할 기본자세입니다. 우리 교단 안에는 지역, 계급, 성별, 신학적 인식의 차이 등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개체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된 존재의 다양한 표현양식으로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역사를 발견하고, 그 깨달음 안에서 한 몸 됨을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됨의 고백이 분열과 갈등 속에 있는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생명의 역사를 이룰 것입니다.
둘째, 새 역사를 이루어 가지 위하여 우리는 한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한 몸 됨의 고백은 한마음으로 이어질 때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성령 안에서 한마음을 가질 때 주님의 교회의 역사는 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한마음을 갖기 위해 우리는 서로를 깊이 있게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큰 자는 약한 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작은 자는 큰 자의 경험과 역사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한마음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고 그 속에서 공동의 사명을 찾아야 합니다. 개 교회는 노회의 일을 자신의 일로 볼 줄 알고, 노회는 총회의 역사와 사명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동참할 수 있어야 하며, 총회는 개 교회와 노회의 일들을 한마음으로 받아 들여 총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 동안 우리는 개 교회, 개 노회 중심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지녀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가 하나가 되지 못했고, 노회와 총회가 한 몸 된 역사를 이루기가 힘들었고,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마음으로 한 몸 된 삶의 양식을 가질 때, 우리 총회는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평화와 위로의 복음을 증거하는 성숙된 역사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응답하기 위해 한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한 몸 됨의 고백을 이루고, 한마음으로 하나된 우리에게 주님은 함께 이루어야 할 한 사명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87회 총회에서 "생명의 성령이여, 삶의 주인되소서"(롬14:17)라는 거룩한 명령을 거룩한 한 사명으로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 거룩한 명령과 사명을 이루기 위해 "생명살리기운동 10년"과 기구개혁을 한 목표로 놓고 마음과 뜻을 다하기로 결의한 것입니다. 성령의 주인 됨과 생명구원의 역사를 이어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사명임을 깨닫고 개 교회 성장주의나 은사중심의 역사를 넘어서서 뜻을 모으고 힘을 모아 공동의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물질문명과 생명 죽임의 문화에 지배되어온 모든 이들에게 성령이 삶의 주인이 되는 생명의 역사를 살게 하므로 모든 존재들에게 성령의 생명력을 새롭게 불어넣는 이 사명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사건으로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금번 총회 주일을 통하여 우리 교단이 개 교회, 개 노회 중심의 역사를 지양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지역교회와 노회와 총회가 유기적으로 상호 협력하는 한 몸을 이루는 생명체임을 고백하므로, 한마음으로 생명의 성령이 우리 삶의 주인이 되는 거룩한 명령에 순종하여 생명을 살리는 선교적 사명을 실천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