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로 선교사들도 생활비·사역비 걱정
한국교회, 고환율로 인한 어려움 감안해 송금해야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청북교회 등 후원 모범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5년 01월 10일(금) 16:27
최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선교 현장의 선교사들도 환율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국교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요청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5일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역대 세 번째로 1400원을 넘어선 뒤, 12월 5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해 1450원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환율이 더 출렁일 수 있어 1600원대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이례적인 고환율 상황은 해외에서 생활하는 선교사들에게 큰 경제적 타격을 주며, 선교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총회 세계선교부는 총회 파송 선교사들의 최저 생활비를 한화 250만 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선교사가 교단의 파송을 받기 위해서는 이 금액 이상의 후원을 받아야 한다. 최저 생활비인 250만 원을 기준으로 보면, 1년 전인 2024년 1월 7일 당시 환율(1316.00원) 기준으로는 1899.69달러를 받을 수 있었지만, 2025년 1월 10일 현재 환율(1466.20원) 기준으로는 1705.09달러로 약 194달러가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 중 일부는 사역 기간 동안 후원이 중단되어 최저 생활비 이하로 생활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고환율 시대 선교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세계선교부 재정 담당자는 "최근 고환율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교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계좌로 외환 송금을 받는 선교사들은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 어려운 상황이며, 필수 생활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일부 선교사들은 환율이 떨어질 때까지 송금을 보류해달라는 요청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의 생활비를 줄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들을 파송하고 후원하는 교회와 개인들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프랑스에서 사역하는 한 선교사는 "환율뿐 아니라 프랑스의 물가도 크게 올랐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 프랑스 봉급 생활자들도 데모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10년 전 임시로 거주하려고 선택한 열악한 주택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다. 선진국에서 사역한다고 선교비를 더 보내주지 않기 때문에 아끼고 아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B국의 한 선교사는 "100%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 생활하는데, 보통 3~4개월에 한 번씩 한국 계좌에서 1000~2000만 원을 송금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환율이 너무 높아 송금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러시아의 한 선교사는 "한국에서 교회를 지으라고 보내준 돈이 예전보다 달러 환산 금액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러시아 물가가 급등하면서 건축 규모를 줄이거나 건축 자재를 변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어렵게 선교비를 보내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보내달라고 요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 은정화)는 총 10여 명의 후원 선교사들에게 달러로 송금할 때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달러 금액에 해당하는 선교비를 지급하고 있어 선교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고 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재정부 담당 실무자는 "환율 변동으로 선교사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예산 수립 단계에서 선교비를 넉넉히 책정하고, 고환율에도 현지에서 금액이 줄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노회 청북교회(박재필 목사)는 비교적 최근까지 환율에 맞춰 선교비를 조정해 송금하며, 선교사들의 어려움을 방지하고 있다. 현재는 선교사들을 부목사들과 동등하게 대우하며,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등을 따로 지원해 생활비 걱정을 줄이고 있다.
담임 박재필 목사는 "청북교회는 IMF 시절에도 환율을 계산해 후원 선교사들이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했다"며 "최근에는 선교사들의 대우를 부목사급으로 올리고 집세와 자녀 교육비를 따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회 해외다문화선교처 류현웅 총무는 "현재 선교사들은 국내 계좌로 생활비를 받는 경우와 해외 외환 계좌로 받는 경우로 나뉘는데, 국내 계좌로 받는 경우 환율에 따라 인출 시점을 조절할 수 있어 고환율 상황에서 다소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만으로는 고환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후원 교회와 개인들이 선교사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